대법원이 본안심리 없이 사건을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이 10건 중 7건에 달해 국민이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.

대법원이 6일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(이천)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, 지난해 민사·가사·행정·특허 상고심 사건 1만 8천569건 중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된 사건은 1만 3천230건으로 71.2%에 달했다.

심리불속행이란, 민사나 가사·행정·특허분야 상고사건에서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헌법이나 법률, 대법원 판례 위반이나 중대한 법령 위반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 대법원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로,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가 기각될 경우 기각사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다.

문제는 대법원의 심리조차 받아 보지 못하고 상고가 기각되는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. 2012년 52.8%를 기록했던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2013년 54.2%, 2014년 56.6%, 2015년 62.2%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, 지난해에는 70%대를 넘어섰다.

분야별로 보면, 지난해 기준 가사 사건의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대법원의 처리사건 580건 중 491건으로 84.7%에 달해 가장 높았다. 행정사건도 전체 처리사건 3천528건 중 2천611건으로 74%를 기록했다. 대법원 처리사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민사사건의 경우도 전체 처리건수 1만 4천183건 중 9천926건 70%가 심리불속행 기각됐다.

송 의원은 “사건부담을 줄이고 남소를 예방하는 등 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심리불속행 제도가 본말이 전도돼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”고 강조했다.

김재민기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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